"엄마, 집에 있기엔 날씨가 너무 좋은데...우리 산에 갈까?"
지난 토요일 학교에서 돌아온 겨레가 활짝 핀 얼굴로 하는 말이 이뻐,
서둘러 점심을 챙겨 먹고 아차산에 갔습니다.
길가 노란 꽃들이 방긋 웃어주는 맑은 봄 날...입니다.
오랜만에 산에 올랐더니 어찌나 숨이 차던지,
하지만 한참을 올라간 산 위에서 보이는 풍경은, 가슴을 확 틔여줍니다.
신라 의상대사가 창건하고 조선시대 무학대사가 중건했다고 전해지는 대성암은
좁은터에 자리잡아 마당도 좁고 연등도 소박합니다.
대상암 좁은 마당에 자리를 잡은 튜울립은 한강을 내다보기라도 하는 듯이
고개를 내밀고 옹기종기 자라고 있어요.
올해는 봄님이 찾아오기 참 힘들었지요.
고목에서도 느껴지는 생명의 느낌...
봄날의 약속입니다.
그 힘든 겨울의 끝자락에서 올까말까 망설이던 봄도,
가지끝, 꽃망울 끝에서 약속을 지켜 피어나네요...
집에 있긴 너무 아까운 봄날,
그래서 행복했던 하루였습니다.
2010.5월 첫날 아차산에서 /겨레는 열세살